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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8 13:52
막막했던 귀농초보 이끌어준 '빛 같은' 선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184  
올봄 본격적인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하는 김명수씨(오른쪽)가 귀농선배인 서진홍씨의 농장에서 함께 수확한 표고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충남 예산 표고버섯농장

멘토 서진홍씨

이스터대학 졸업 후 표고버섯 키워

농가 사이에서 영농기술 인정받아 경험 바탕삼아 이웃 갈등 해결 조언

 

멘티 김명수씨

농기센터 소개로 서씨 농장 출퇴근

농사기술부터 시골살이까지 배워 선배 따라 마이스터대학도 진학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 사는 김명수씨(40)는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랜 준비 끝에 올해 처음으로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겨우내 비닐하우스 2동을 지었고 표고버섯을 재배할 참나무 원목을 구입했다. 3월 종균접종을 앞둔 김씨는 자기 손으로 표고버섯을 키울 생각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영농교육을 처음 받은 때는 2016년이지만 예산에 터를 잡은 지는 10년이 다 돼가요. 사실 그때부터 농사에 대한 꿈을 키웠어요.”

서울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김씨는 2009년 충남 예산으로 직장을 옮겼다. 팍팍한 도시생활에 지친 김씨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귀촌을 택했다. 예산에서 결혼하고 2명의 자녀를 낳으며 정착했지만 생활은 서울 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잦은 야근 탓에 아이들의 얼굴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팍팍한 일상이 이어졌다. 결국 김씨는 제대로 된 농촌의 삶을 즐기기 위해 농사를 짓기로 했다. 2016년 회사를 그만두고 예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인교육을 받았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러던 중에 표고버섯 농사를 짓는 선배를 만나 작목을 결정했죠.”
 


김씨는 예산군농업기술센터의 소개로 이웃마을에 사는 서진홍씨(70)의 버섯농장에서 4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퇴역군인인 서씨는 2010년부터 표고버섯 농사를 지어온 귀농선배다. 충남 농업마이스터대학을 졸업하고 표고버섯 비닐하우스 9동 5950㎡(1799평)에서 연 5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예산군귀농귀촌협의회장인 서씨는 충남버섯연구회 감사를 맡을 정도로 기존 버섯농가들 사이에서 영농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김씨는 교육이 끝난 뒤에도 1년 넘게 서씨의 농장으로 출근해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특히 자기 농사를 시작하고부터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 “오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에는 차광막을 다 걷어서 원목을 말릴까요?” 서씨가 답했다. “절반 정도만 걷으면 돼. 너무 건조하면 갈라지고 습하면 주홍꼬리버섯 같은 나쁜 균이 생기거든.”

조언을 들은 김씨는 비닐하우스로 원목 옮기는 작업을 계속했다. 길이가 1m가 넘는 원목은 무게가 80㎏에 달해 옆으로 굴려야 겨우 옮길 수 있다. 고된 일에 지칠 만도 하지만 김씨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농사를 시작하고는 매일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줘요. 처음에는 아내가 농사를 말렸지만 일을 하며 집안일도 돌보니 지금은 가족 모두가 만족하고 있어요.”
 


김씨는 귀농선배에게 농사법만 배우는 게 아니다. 시골살이에서 생길 수 있는 이웃과의 갈등도 조언을 구해 해결한다.

“밭을 사서 비닐하우스를 짓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계속 이상한 눈초리로 주변을 서성이더라고요. 이상하다 싶어 선배에게 말씀드렸더니 당장 음료수를 사서 마을회관에 인사드리러 가라고 하셨어요. 예산에 산 지는 오래됐지만 읍내에서 직장생활만 하고 살아온 탓에 농촌의 정서를 몰랐던 거죠.”

옆에서 듣고 있던 서씨가 나지막이 거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땅을 사서 들어오니까 궁금해서 그러는 거야. 나도 처음에 이런저런 시비가 붙어서 싸웠는데 술 한잔 나누고 인사하며 지내니 다 친구가 되더라고.”

김씨는 올 7월 서씨가 졸업한 충남농업마이스터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저도 곧 크고 탐스러운 표고버섯을 수확해야죠.” 젊은 농부의 쑥스러운 듯한 미소에서 내일을 향한 희망이 보였다.

예산=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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