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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08 13:58
가정용까지 파고든 외국산 쇠고기... 한우고기시장 위협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754  

앞다리살·목심 등 수입 늘고 한우보다 저렴한 가격 앞세워 소비자, 외국산 거부감도 줄어

한우, 송아지 생산기반 구축과 가축개량·유통비 절감 등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을
 


주부 정수경씨(48·서울 서초구)는 4월30일 저녁 대형 할인점을 찾았다. 5월1일 근로자의 날(노동절)을 맞아 남편과 자녀들이 좋아하는 불고기용 쇠고기를 사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이날 미국산 앞다리살과 양지 두근(1.2㎏)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정씨는 “몇해 전만 해도 집에서 먹는 쇠고기는 한우만을 고집했는데, 지금은 외국산도 종종 사먹는다”고 말했다. 정씨의 사례에서 보듯 외국산 쇠고기가 이젠 외식용을 넘어 일반 가정까지 빠른 속도로 파고들면서 한우업계의 대책 마련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불고기용 앞다리살 수입량, 최근 5년 새 두배 이상 증가=육류업계에 따르면 외국산 쇠고기는 그동안 등심을 위주로 한 구이용 외식시장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찜용 갈비에 치우쳤던 가정용 소비가 불고기·전골·국거리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부위는 앞다리살·목심·양지 등이다.

이같은 시장 변화는 수입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만 해도 2만821t이었던 앞다리살 수입량은 2017년 4만2682t으로 늘었다. 5년 새 갑절 이상이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목심은 1만7907t에서 3만274t으로 69% 증가했다. 양지 역시 2만8631t에서 3만7519t으로 31% 늘었다.

이 기간 등심 수입량이 늘어난 폭을 고려하면 이들 부위의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등심 수입량은 2012년 3만6513t에서 지난해 3만9026t으로 7%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가정용 수요가 많은 부위의 수입량이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꼽힌다. 외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수입량이 늘었다는 얘기다.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이 자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등을 알리는 판촉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국내 소비자의 생각을 변화시킨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외국산도 품질 좋고 안전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2016년 한우고기 소비·유통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구의 미국산 쇠고기 구매의향지수는 103.2로 5년 전과 견줘 19.2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호주산 쇠고기 구매의향지수도 95.8에서 106.7로 10.9 올랐다. 한우고기 구매의향지수가 2012년 117.3에서 2016년 98.9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외국산 쇠고기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더 큰 셈이다. 외국산 구매의향지수가 100 이상이면 외국산을 먹겠다는 소비자가 먹지 않겠다는 이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우고기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가정용 부위의 수입을 늘린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한우고기값은 일반 가정주부가 선뜻 사먹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경기 침체로 호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가정 소비에서마저 수입 쇠고기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산에 빼앗긴 소비시장 회복 시급=문제는 지금대로라면 앞으로 한우고기의 소비기반 붕괴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의 표유리 책임연구원은 “수입 쇠고기의 가정 수요가 늘면서 육우·삼겹살과 경쟁했던 외국산이 이젠 한우고기 대신 소비되는 경향이 좀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한우고기 소비기반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산의 국내시장 잠식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국내 쇠고기시장에서 외국산의 점유율은 2012년 51.8%에서 지난해 59%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산 쇠고기에 빼앗긴 국내 쇠고기시장을 되찾아오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정부·한우농가·유통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저렴한 송아지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부터 가축개량, 사료비·유통비 절감, 소비촉진활동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고 꼼꼼한 한우산업 발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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