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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1 12:06
[전문가의 눈] 농기계산업, 협력 통해 미래 주력산업으로 육성을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362  

 


세계 농기계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식량 수요도 증가하고, 도시화에 따른 농업 인력 감소가 농업 기계화 수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농기계는 인류의 먹거리 생산을 위한 기계인 만큼 현재 세계 농기계시장의 규모도 120조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크다.

이런 측면에서 농기계산업은 우리나라의 미래 주력산업으로 적합하다. 식량 자급 역량에 직결된다는 점과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전략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농기계산업은 정부 정책에 따라 내수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하면서 현재와 같은 산업구조로 고착화된 상태다. 내수시장은 수년째 2조원 규모에서 정체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매출을 다 합해도 세계 1위 기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만큼 글로벌 기준으로 매우 영세한 실정이다.

해외 선진기업은 농장 운영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종합 농기업으로 진화하는 데 비해 국내 기업은 뒤처져 있다. 글로벌 전시회에 가보면 센싱·자료분석·인공지능·통신 등을 융합한 스마트 정밀농업용 농기계 기술, 자율주행, 선단 제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 사용자 편의 제공을 위한 글로벌 선진 기업의 수준과 국내 기업과의 격차를 여실히 보고 느낄 수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 기술, 사용자 편의 기술 등 발전 추세를 따라잡고 선도하려면 R&D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R&D를 위해선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농업이라는 경계를 넘어 수자원·화학·기상·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 전문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고, 기술적 유사성과 대규모 시장을 갖고 있는 건설기계분야와의 협력, 그리고 농기계 기업간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 농기계 상위 기업은 대기업으로 분류돼 정부 R&D 참여에 제한이 있는데,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고려할 때 외려 정부 R&D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단독이 아닌 소재부품 협력기업과의 컨소시엄, 농기계 기업간 컨소시엄, 부품 표준화 개발 등 공동 R&D사업을 대상으로 정부 R&D를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특정 농기계 품목을 선정하거나 매우 도전적인 개발 대상을 선정해 국내 농기계 기업이 배타적으로 갖고 있던 강점 기술을 서로 공유·개발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시범적 공동 R&D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수요산업 측면에서 이뤄지는 스마트팜 등 미래 농업 관련 R&D와 인프라 투자에 농기계 개발 및 실증을 포함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농기계산업은 미래 주력산업으로 유망하며, 우리의 식량주권·식량안보를 위해 반드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전략산업이다. 관련 산업 주체간 적극적인 협력과 신뢰를 통해 농기계 산업 생태계 차원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발전할 수 있도록 공동 R&D 확대를 비롯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이운규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원)


<출처 : 농민신문>